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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 회복탄력성

유희(Paige) 2023. 3. 21. 23:25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삶은 저마다의 이유로 괴롭고 힘들다. 행복이 있으면 불행도 찾아오기 마련이건만 불행이 되도록 내 삶을 비껴가기를 바라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적다. 10대의 입시 경쟁이 끝나면 20대에는 취업 경쟁이 찾아온다. 30대는 결혼 또는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데 끊임없이 노력하거나 직업인으로서 앞길을 고민한다. 40대, 50대 분들로부터 예전이 좋았다는 말을 듣거나, 앞길이 고민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나이를 불문하고 한국 사회 곳곳에서 불투명한 미래가 서려있다는 생각을 한다. 60대부터는 노후 준비가 이미 되어 있어야 한다. 100세 시대라지만 70대부터 병치레가 잦아 80대를 힘겹게 바라본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한 가지다.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15만부 기념 리커버)
15만부 기념 리커버판 『회복탄력성』.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로,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김주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2011년,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언론, 교육계, 심리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저자가 제시한 회복탄력성이라는 이 개념은 원래 있었던 단어처럼 많은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이 책은 회복탄력성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수십 년 간 이어온 회복탄력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제시해 설득력을 높인다. 이를 바탕으로 회복탄력성의 여섯 가지 요소를 밝혀내고, 회복탄력성을 키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모든 독자가 자신의 회복탄력성 지수를 진단하여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15만부 판매를 돌파해 새로운 표지로 만나는 이번 책은 왜 지금 우리에게 회복탄력성이 필요한지에 대해 저자가 새로 쓴 글을 더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저자
김주환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9.03.29


나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는 ‘나’다. 아무도 ‘나의 생’을 대신 살아주지 못한다. 자의든 타의든 누군가의 명령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삶은 내가 ‘나의 삶’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다. 즉, 죽음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는 내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든다. 버티고 있는 것들을 모두 놓아버리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그런데 어디로? 막상 지금 이 순간을 뛰쳐 나가려면 막막하다. 이런 마음이 든 순간, 필요한건 회복탄력성이다.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니기 위해 필요한 것
1. 자기조절능력
2. 대인관계능력 

219쪽
회복탄력성을 길러주는 것은 긍정적 정서다.
스스로 행복해짐으로써 자기통제력을 높이고,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나눠줌으로써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킨다. 
120쪽
중요한 순간에 긍정적 정서를 스스로 유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104쪽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이론': 대인지능과 자기이해지능은 그것이 드러나는 방식은 상당히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지능이다...어린아이가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기본적 능력인 '마음이론'을 갖게 될 때, 아이는 타인에 대한 개념과 자신에 대한 개념을 동시에 획득한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과 나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 타인과 나를 구별하는 것은 결국 동일한 기능이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순간 자아의식이 생기며, 자아 개념의 근본은 타인의 시선을 느낌으로서-혹은 타인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봄으로써-생겨나는 것이다. 
 
184쪽
최근 뇌영상 연구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때 특히 쐐기전소엽, 측두정엽, 내측전전두엽 등이 활성화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러한 부위는 우리가 타인에 대해 생각할 때도 활성화된다.


일하며 나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타인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두 가지는 협업이 필수인 업무에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핵심이다. 기획을 할 때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면 디자이너에게, 마케터에게, 개발자에게 무엇도 설명하지 못한다.

비단 일 뿐만 아니라 가족/친구관계에서도 나의 입장을 잘 알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내용들이 동양철학, 유가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의 후반부에 논어, 공자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202쪽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중, 모든 사람은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써 살아간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는 것도 모두가 각자 자신의 일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들 사이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야말로 나는 깨달았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유교의 기본 이념이다. 수신은 곧 자기이해지능을 높여야 된다는 말이다. 감정통제력, 충동통제력, 원인분석력을 잘 키워 스스로에 대한 통제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곧 내 자신을 갈고 닦는 '수신'에 해당한다. 
210
우리 삶은 인간관계의 총합으로 이루어지고, 인간관계는 소통으로 형성된다. 소통을 통해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된다. 소통과 인간관계를 가능케하는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은 긍정적 정서를 필요로 한다.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 인간관계에 대한 가르침을 배우고, 때때로 익히고, 실천하면, 대단히 즐겁다. 학문의 목적은 행복이다. 
기쁨, 즐거움, 화내지 않음 = 긍정적 정서
학문은 심각함이나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의 원천이어야 한다. 


대학 때 논어의 첫 구절을 수도 없이 봤는데, 나는 그 구절이 ‘학’에 중점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긍정적 정서에 집중했다는 걸 보고 역시 해석이란 다양하구나 다시금 느꼈다.

196쪽
인간의 뇌는 신체의 다른 기관과는 달리 여러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성장하고 완성된다...레스택에 따르면 뇌는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것이다. 이제 인문사회과학도들도 본격적으로 뇌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200쪽
인간의 뇌는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영양만 제대로 공급한다고 해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아기때 부모와의 상호작용은 아이의 미성숙한 뇌를 구조적으로 성숙하게 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독서하는 사람이 어떤 감정을 어떻게 왜 느끼는가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그걸 알 수 있다면 그런 감정을 유발하는 글을 써내는 사람들을 더 많이 모으는 것이 나의 업무기 때문이다. 감정이 뇌의 활동이라면 뇌란 도대체 무엇인지 관심가던 찰나였는데, 뇌의 가소성에 대한 구절들이 있어 흥미롭다. 뇌와 감정과 관련된 서적을 더 찾아봐야겠다.  

106쪽
어떤 분야에서든 뛰어난 성취를 이루기 위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인성지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의 모든 가치는, 돈/명예권력/사랑 이든간에, 모두 다 인간관계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상취, 성공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의 기본에는 인간관계가 깔려 있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고, 조절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이 바로 인성지능이다.  

207쪽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다.
 
208쪽
20세기 이후 현대사회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대인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대인관계를 교육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가르치고 배워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은 실시하지 않는다...현대 학교 교육에서는 리더를 길러내지 않는다. 현재 의무교육의 목적은 임금 노동자를 길러내는 데 있다.
 
-언어와 수리능력 : 임금 노동자로서 요구되는 자질
-인간관계 덕목 :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최근에 점심을 먹으면서, 삶에서 윤리적 존재로서 고민하는 일이 반드시 생긴다고, 느꼈다. 생각이 떠오르거나 생각했다는 표현보다는 느꼈다는 표현이 더 맞다. 지난 5년간 대학에서, 나는 동양철학을 공부했고, 윤리적 존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텍스트를 읽고 공부했었다. 기술과 인간에 대한 관심도, 디스토피아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도, 윤리적 존재로서 고민하는 과정이 살아가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유학자들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법을 또는 그들이 살았던 방식을 내게 끊임없이 들려주었다. 자연 속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하는 도리 같은 것들 말이다. 비록 현대의 관점에서 봤을 때 동양철학 내부에는 차별적 요소가 있거나 고쳐야 할 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동양철학은 20대 초반의 내가 어디에서 자라왔는지 인식하게 해주었고, 그 세상에 나만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의 뿌리는 동양철학이라는 든든한 토양 위에서 단단하게 고정되어 어디로 움직여도 끊어짐이 없었다. 20대 후반을 향하는 지금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게 그 증거다.

33쪽
김동남 씨는 당시 이대로 죽느냐 아니면 다시 한 번 제대로 살아보느냐의 마지막 갈림길에 서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고, 마지막은 죽음뿐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순간, 그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밑바닥까지 추락한 뒤에 마침내 되튀어 오를 힘을 만나게 된 것이다...역경을 극복했기에 역경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역경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에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역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의 핵심이다.

*긍정적 정서*
1) 진취성, 도전성 고취 = 더 많은 기회
2) 행복감 =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빨라지며, 창의적으로 되고, 상상력도 풍부해지다.
 
137쪽
지금 행복하면서도 미래의 성취와 성공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성공하고 나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하기에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220쪽
행복은 능력이다. 행복은 긍정적 정서를 통해 자신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능력이며, 타인에게 행복을 나눠줌으로써 원만한 인간관계와 성공적인 삶을 일구어내는 능력이다. 스스로 행복하고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긍정적 정서의 소유자가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니기 마련이다. 긍정적 정서를 지닌다는 것은 뇌를 긍정적인 뇌로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하고도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긍정성을 단련해야 한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끊임없이 부딪히는 한계마다 부정적인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에서 제공한 회복탄력도를 검사했을 때, 회복탄력성을 이루는 요소 중 상당수가 평균 이상임을 확인해서 스스로를 다시 돌아봤다. 문제는 자기통제력이었다. 대인관계능력에 비해 낮은 자아 통제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했다. 충동적으로 결정하는게 과거보다 늘긴 했다. 일상에서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자극을 좀 줄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현재 내가 잘 길러가고 있는 다른 역량들과 결합해서, 긍정적인 소유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리고 실제로 한계에 부딪혔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했었다. 시련이 왔다. 회복탄력성이 필요할 때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떻게 극복하지? 이렇게 해볼까? 라는 일련의 생각을 거치면서 정말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경험했다.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니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훨씬 원활했었다. 바뀐건 나의 긍정적인 마인드 뿐이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건, 스타트업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삶을 살아가며 반드시 길러야 하는 역량이라 생각한다. 삶에서 뭔가에 부딪힐 때는 한 번씩 있기 때문이다. 순탄한 인생을 바라지만 순탄할 수 없다는걸 지난 27년 동안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회복할 것인지 선택은 내게 달렸다. 누군가 해주지 못한다.  

141쪽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은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결과도 가져오지 않는다. 그것이 특정한 결과를 가져오려면 우리의 신념체계에 의해 해석되고 매개되어야 한다. 셸리그만이 말하는 이 신념체계가 곧 스토리텔링의 방식이다.
 
*스토리텔링*
우리의 모든 경험과 기억은 내가 하는 이야기의 형태로 존재한다.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경험하는 대상이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그 경험에 대해 부가적으로 이야기한다기보다, 내가 선택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곧 삶은 내가 만드는 이야기다...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은 흔히 자신에게 닥치는 크고 작은 불행한 사건에 대해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성: 나에게만 일어난 일이냐 아니면 나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나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 
-영속성: 항상 그런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만 어쩌다 그런 것인가
-보편성: 모든 면이 다 그런 것이냐 아니면 그것만 그런 것인가


블로그를 운영하며 부단히도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던 것, 일상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그 기록을 보며 다시금 생생히 살아있음을 느꼈던 것, 실패했던 순간을 솔직히 기록하고 되돌아보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던 것은 모두 나의 스토리텔링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다시금 정리해본다. 이 기록들이 30대, 40대, 50대에도 꾸준히 쌓이면 나의 60대는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